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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ATURE

제 7 호 꽁꽁 얼어붙은 저작권 세상

  • 작성일 2024-09-30
  • 좋아요 Like 2
  • 조회수 2025
이소명

꽁꽁 얼어붙은 저작권 세상

이소명 편집장 

 

♪ 꽁꽁 얼어붙은 한강 위로 고양이가 걸어 다닙니다 

  저절로 숏폼 챌린지가 떠오르는 우리에게 익숙한 그런 멜로디 아닌가요? 이른바 ‘꽁냥이’ 챌린지입니다. 꽁냥이 챌린지뿐만이 아닙니다. Shorts, Reels, Ticktok에는 자연스레 멜로디를 흥얼거리게 되고, 안무를 따라하게 되는 그런 익숙한 챌린지들이 셀 수 없이 많아졌는데요. 숏폼은 우리들의 일상에 자연스레 침투하여 우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고, 이제는 떼레야 뗄 수 없는 그런 존재가 되었습니다. 저 또한 학교 가는 길 버스 안에서부터 혼자 밥을 먹을 때면, 그리고 자기 전 침대에 누워서까지 하루 종일 숏폼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간편하고 손쉽게 우리에게 재미를 주는 숏폼이지만, 우리가 소비하는 이 콘텐츠가 누군가의 저작권을 침해하고 있다면 어떨 것 같으신가요? 그래서 오늘은 숏폼 속 노래와 안무의 저작권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누어 볼까 합니다. 

 

불분명한 ‘꽁냥이’노래의 저작권자

  꽁냥이 노래는 MBN 이시열 기자의 보도 즉 목소리로 인해 시작되었습니다. 2021년 강추위 보도를 기획하던 기자는 가사 그대로 ‘꽁꽁 얼어붙은 한강 위의 고양이’를 목격하고, 뉴스에서 보기 드문 귀엽고 위트 있는 장면이라 생각해 해당 장면을 사용했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강추위 보도를 보게 된 크리에이터 ‘행복한 피자빵’은 보도에 박자를 맞추고, 효과음 등을 넣어 꽁냥이 음원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음원을 듣게 된 틱톡커 ‘산고’가 노래에 맞춰 안무를 만들며 챌린지가 완성되었는데요. 이후 이 챌린지는 말 그대로 대성공을 이뤘습니다. 유명 크레에이터 뿐만 아니라 연예인까지 챌린지에 동참한 것인데요. 이렇게 꽁냥이 챌린지는 일종의 ‘밈(meme)’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꽁냥이 챌린지’에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과연 누가 이 노래의 저작권자가 될 인가에 대해서 말이죠. 노래의 시발점이 됨과 동시에 자신의 목소리가 노래를 구성하는 이시열 기자일까요? 아니면 보도에 박자를 맞추고 효과음을 넣어 현재의 노래를 만든 행복한 피자빵일까요. 어찌 되었든 저작권자는 이 두 명 중 한 명이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런데 이시열 기자도, 행복한 피자빵도 아닌 제3자가 노래의 저작권자가 되는 믿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사건의 전말은 다음과 같습니다. 행복한 피자빵은 이 기자의 목소리를 단순 리믹스 한 것이고, 또 수익 창출이 아닌 재미를 목적으로 만든 노래이기에 저작권 등록을 하지 않았다고 하였습니다. 이를 알게 된 외국인 틱톡 이용자가 해당 노래의 저작권을 틱톡에 등록한 것인데요. 행복한 피자빵은 외국인 이용자에게 메신저를 통해 음원 등록을 취소해달라고 하였습니다. 이에 외국인 이용자는 음원 등록은 취소했지만, 자신이 돈이 없으니 음원 등록을 이어 나가게 해주면 안 되냐는 황당한 답장을 보내왔다고 합니다. 

  노래의 적법한 저작권자가 아닌 제3자가 저작권 등록을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박상오 변호사는 이런 질문에 플랫폼상의 저작권을 등록하는 경우에 등록자가 누구인지 면밀히 보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유튜브나 틱톡 같은 어플 내에서 저작권을 등록하는 경우 그 과정이 플랫폼 내에서만 이루어지기 때문에 국가기관에 등록 신청을 하는 것보다 다소 허술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위 사례처럼 플랫폼에 위조한 서류를 제출하여 저작권을 등록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됩니다. 플랫폼 내에서는 저작물의 저작권자가 될지라도, 위조한 서류를 통해 성립된 저작권자는 적법한 저작권자가 아닙니다. 우리가 소비하고 있는 창작물은 누군가의 땀 흘린 노력이며 소중한 자산입니다. 

 

안무에도 저작권이 있나요?

  여러분이 가장 인상 깊었던 챌린지는 무엇인가요? 챌린지의 시초라 할 수 있는 지코의 ‘아무 노래’ 챌린지, 댄서 열풍을 불어온 노제의 ‘Hey Mama’ 챌린지. 각자 다양한 챌린지를 머릿속에 떠올리고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이 모든 공통점은 안무가 있다는 것일 텐데요. 여기서 의문점이 생깁니다. 노래에는 저작권이 있고 저작권자가 그에 대한 수입을 얻는 건 당연한 건데, 안무에도 저작권이 있을까요? 우선 안무에도 저작권이 있습니다. 저작물 중에서도 안무는 ‘연극저작물’에 속합니다. 한국저작권위원회 전재림 책임연구원은 단순 동작이나 몸짓은 저작권으로 등록이 불가하지만, 동작이나 몸짓을 창조적으로 조합・배열하는 경우라면 저작권으로 등록이 가능하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등록 저작물 중 안무는 0.1%에 불과한데요. 안무에 대한 저작권료를 받을 방법이 현실적으로 없기 때문입니다. 음악은 음악저작권협회와 같은 신탁단체가 저작권료를 대신 받아주고 저작권 보호를 해주지만 안무에 관해서는 이러한 단체가 없다는 것도 저조한 등록률의 이유입니다. 

  대흥행에 성공했던 ‘Hey Mama’ 챌린지의 안무 제작자 노제는 안무 제작에 대한 수입이 0원이라 밝혀 대중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한 바가 있는데요. 이뿐만이 아닙니다. 구독자 2,630만 명을 보유한 댄스 엔터테이먼트 ‘1MILIION Dance Studio’의 유튜브 계정의 수익 또한 0원이라 밝혔습니다. 콘텐츠 노출에 대한 수익은 오직 노래 저작권자에게 돌아가는 구조이죠. 안무를 제작한 댄서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많이 남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대한민국 안무가들이 의기투합하였습니다. K댄스를 선두하는 대표 안무가들이 한국안무저작권협회를 출범한 것인데요. 2024년 4월 한국안무저작권협회의는 유명 안무가 리아킴을 초대협회장으로, 최영준・팝핀현준・아이키・가비・백구영 등을 이사로 선임하며 창립총회를 개최했습니다. 리아킴 초대협회장은 “안무저작권 보호는 직업인으로서 안무가의 경제활동은 물론, 더 나은 창작을 위한 동기를 부여하는 선순환을 가능하게 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K댄스가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기에 K안무가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안무 저작권 보호에 앞장서게 된 것입니다.

  정부도 불안정한 안무저작권에 대해 대응을 내놓았는데요. 올해 안에 배포할 계획으로 안무저작권과 관련한 가이드라인 마련에 착수하였다고 밝혔습니다. 가이드라인에는 ‘안무저작권 인정 기준, 안무 분야 표준 계획서, 저작권료 산정 가이드’를 담게 될 전망입니다. 정부의 이런 행보는 안무에 대한 가치를 인지하고 제도적인 보호를 제공하려는 취지로 보입니다. 하지만 정부의 가이드라인은 말 그대로 가이드라인일 뿐 법적 구속력이 없습니다. 법적 구속력이 없는 정보의 지침이 업계 당사자들의 인정을 받고, 실제로 상용화되기 위해선 합리적인 가이드라인이 완성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더불어 한국안무저작권협회가 자리를 잡고 기관의 공신력이 인정된다면 안무에 대한 안정적인 저작권 보호도 머지않은 미래라 생각됩니다. 

 

우리의 자산이 될 수도 있는 무형의 자산, 저작권 

  오늘은 저작권 그중에서도 노래, 안무 저작권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노래는 저작권법상 ‘음악저작물’에 안무는 ‘연극저작물’에 속하는데요. 저작권이 인정될 수 있는 대상은 우리가 흔히 아는 음반, 안무, 소설, 미술품 등 외에도 다양합니다. 대상물에 따라 다르게 판단되겠지만 사진, 지도, 설계도 등도 등록이 가능합니다. 이에 더불어 편집저작물과 2차 저작물도 있는데요. 편집저작물은 저작물이나 부호・문자・음성・영상, 그 밖에 자료 등 소재의 집합물인 편집물로서 그 소재의 선택이나 배열 또는 구성에 창작성이 있는 것입니다. 예컨대 한국대표문학선집 등이 편집저작물에 해당하는 것이죠. 편집저작물은 여러 대표문학을 모아 구현된 편집방법을 보호하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2차 저작물은 기존의 원저작물을 번역・편곡・변・각색・영상 제작, 그 밖의 작성한 창작물을 말합니다. 유명한 소설이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이처럼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것 외에도 다양한 곳에 저작권은 존재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우리의 아이디어가 구현되어 그 창작성이 인정된다면 우리도 언제든지 저작권자가 될 수 있는 것이죠. 

안무 저작권의 보호가 각광받는 것처럼 앞으로도 실질적 보호를 받게 될 저작권은 확대될 추세입니다. 따라서 저작권은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우리에게 자산이 되어줄 저작권을 위해 올바른 저작권 소비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참고문헌]

1.     김기태, 편집저작물에 대한 저작권 침해의 기준, 2017.06.12., 대한출판문화협회, https://member.kpa21.or.kr/kpa/rights-qna/?mod=document&uid=817

2.     유인춘, 한국안무저작권협회 발기인대회 및 창립총회 개최, 2024.04.25., startup news, https://www.startupn.kr/news/articleView.html?idxno=45623

3.     이예슬, K-POP 안무 저작권 인식 사례연구,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2015.2., https://academic.naver.com/article.naver?doc_id=765759599

4.     황선영, [단독] 정부, ‘안무저작권 지침’ 만든다・・・ ‘뉴진스 사태’로 연말까지 가이드라인 마련, 2024.05.18., 티비조선, https://news.tvchosun.com/site/data/html_dir/2024/05/18/2024051890073.html

5.     스브스뉴스, 밈이 된 뉴스 "꽁꽁 얼어붙은 한강 위로..." 외국인이 저작권 훔쳐 감;;, 2024.04.26., https://www.youtube.com/watch?v=njSReAiNMFo

6.     MBN NEWS, 20240.04.22.,카리나도 '꽁냥이' 챌린지…뉴스도 밈이 된다 [MBN 뉴스7], https://www.youtube.com/watch?v=J-RNroCCrP4

7.     14F, 안무도 저작물! 숏폼 찍을 때 알아두면 좋을 안무 저작권, 2023.04.26., https://www.youtube.com/watch?v=yVHG8xAH8Z0